2017년 3월 14일 화요일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

어떤 글이든 글을 쓴다는 것에는 의미가 담긴다. 의미를 담고자 글을 쓰기도 하고 글을 쓰면서 의미를 찾아가기도 한다. 의미가 가까이 있을 때는 마치 습관처럼 글을 쓰는 것도 가능했다. 글은 내 곁에 머물고 있는 의미를 확인하며 나를 안심시켰다. 글을 통해 희미하거나 또렷하게 의미가 데생되는 느낌을 받으며 하루라는 책장을 넘기기도 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안심시키고 가다듬는 일련의 습관이었다. 그러다 몇년 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어느날 갑자기 나에게서 의미가 떠난 느낌을 받은 어느날부터 나는 글을 쓰지 못했다. 글을 써야할 이유를 갖지 못했다. 나에게 글은 어떤 의미나 기능도 없는 빈 거죽 같은게 되어 버렸다. 바람이 새어 나간 고무 풍선 같은 존재였다. 방치하고 놓아두어도 아무런 아쉬움이나 미련같은 것을 느끼지 못하고 몇 년이 흘러 버렸다.
글을 통해 나를 정리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바램은 삶에 대한 애착으로부터 자라나오는 싹과도 같다. 그런데 찰싹 달라붙어 있어야 할 땅이 사라져 버렸다. 그런 마음으로 그런 상태로 살아가는 것은 '현재만 사는' 아저씨의 주인공과 같은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 오늘 또 마찬가지로 갑자기 글을 쓰고 있다. 일부러 노력한 결과는 아니다. 말 그대로 갑자기 글을 쓰게 되었다. 좀 더 방치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싶다. 특별히 노력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세상에 대한 관점이나 인간에 대한 관점은 내가 어찌할 수 없을 정도의 무거운 관성을 가지고 내 뇌리에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