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8일 금요일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이 일었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부침이라는 말이 있지만 최근 나에게는 일관된 가라앉음만 있었다. 도저하게 밀려오는 중력을 버팅기지 못하고, 끊임없이 가라앉았다. 깊이 가라앉은 채 멀리 보이는 내 옛모습은 부질없고 희미하기만 했다. 거기에 무슨 의미가 담겨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그렇게 긴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 한국에 들어올 때 품었던 마음을 잠시 떠올리게 되었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에 깊이 침잠했던 마음 자락이 보였다. 거기에 무슨 의미가 있다고 그랬을까? 그러다 문득 내가 일생 동안 한번도 떠나지 못하고 머물렀던 좁은 집 하나를 내 마음 속에서 보았다. 그 집은 주위에서 동력을 제공받아 느리게 움직였다. 나는 그 집에 갖혀 옴짝달싹 못한 채 아주 먼길을 거쳐 돌고 돌아온 것이다. 세상은 때론 높은 파장대의 이미지로 또는 낮은 파장대의 이미지로 창문을 통과해 기복은 있지만 꾸준히 모종의 에너지를 집안으로 실어 날랐다. 그렇게 움직이면서 많은 사람과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음으로 양으로 나를 이끌었고 밀쳐냈다. 매일같이 번잡하기 그지없는 사건들의 모자이크로 주변 풍경은 바뀌고 또 바뀌었다. 내 머릿속 어딘가에 놓인 영사기는 이 풍경을 이리저리 채집하였다. 녹화된 풍경을 편집하고 돌려보며 지도 비슷한 것을 스케치하기도 했다. '이게 이렇게 놓여야 하는거였는데', '이건 빠져야 되는 건데', '이런 그림이 대신 들어가면 좋을텐데' 이런 잡상들을 품으며 그 영상들을 음미하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거하던 집은 '공부'하는 장소였던 것 같다. 주변으로부터 스며들어 오는 다양한 에너지를 통해 이리저리 움직이며 세상에 대응하고 응전하며 작고 큰 반응을 보였던 곳이 그 곳이었다.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 글을 써보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이러한 나를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왜 공부하는지, 무엇을 공부하는지, 어떻게 공부하는지 일생을 두고 생각해왔으니 나를 정리하자면 공부한다는 것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제법 효과적인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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