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0일 월요일

교육과 연구11-wissenschaft와 science

야스퍼스의 주장을 살펴보기에 앞서 한가지 언급하고 넘어갈 것이 있다. 야스퍼스의 'Die Idee der Universitat'(1946)은 우리말로 번역된 판본이 있다. 1972년에 서문당에서 독일어 원문의 영어번역본을 다시 우리글로 번역한 것이다. 처음 우리말본으로 내용을 접하면서 한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우리말본에는 '학문'과 '과학'이라는 용어가 뒤섞여 나오는데 어떤 경우에 학문이라는 용어를 쓰고, 어떤 경우에 과학이라는 용어를 쓰는지 기준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영어본을 살펴본 결과 독어원본의 wissenschaft를 모두 science로 번역해 놓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런데 영어본을 한글로 번역할 때는 문맥에 따라 어떤 경우는 science를 학문으로 어떤 경우는 과학으로 번역하였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독일어 wissenschaft가 우리말본에서는 학문 또는 과학으로 번역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일어의 wissenschaft가 영어의 science와 같은 의미인지 아닌지 궁금해졌다.
독일 사람들이 생각하는 wissenschaft의 의미를 살펴보다가 독일 연방교육연구협회(BBWF)에서 내린 다음과 같은 wissenschaft의 정의를 발견하였다.
"Wissenschaft는 연구를 통한 지식의 확장과 연구집단, 연구소, 학교 교육을 통한 전달을 통해 획득된 지식의 총체이다." https://www.bbwf.de/wissenschaft/was-ist-wissenschaft/를 보면 알 수 있듯이 wissenschaft에는 natural science, social science, medical science, agricultural science, engineering 뿐 아니라 humanities가 포괄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포괄적인 의미를 지닌 '학문'이 적절할 것이다. 영어의 science는 역사적으로 근대 이후 humanities를 배제한 나머지 분야를 일컫지만, 현대에 접어들어 대부분의 용례들에서 보다 엄밀하고 좁은 의미를 띄고 있다. 즉 science는 natural science와 그것의 응용과 관련된 활동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통용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사용하는 과학이라는 용어는 그 범위가 아주 좁아 학문과 혼용되기에는 의미가 차이가 크다. 따라서 야스퍼스의 원문을 한글로 번역할 때에는 '학문'이라는 용어가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이후 그렇게 표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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